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나은혜 목사
지인 집사님이 아들 결혼식을 마치고 나에게 김목사님과 식사라도 하시라면서 10만원을 보내왔다. 결혼식날 내가 결혼예식 순서 하나하나를 아이폰으로 찍어서 보내준 동영상을 보고 또 보고 하면서 너무 은혜가되어 감사표시를 하고 싶었단다.
지인 집사님의 그런 인사를 받고 나서 나는 문득 그날 있었던 해프닝이 다시 떠올랐다. 결혼식이 끝나고 신랑어머니인 집사님에게 인사를 하러 가다가 내가 심하게 넘어졌던 것이다. 참 면구스럽기만 한 일이다. 그런데 그 후에 일어난 일이 오늘 이야기의 주제이다.
작년가을에 나는 남편에게 아이폰워치(apple watch)를 선물받았다. 하지만 나는 아이폰워치의 가치를 별로 모르고 있었다. 운동할때 시간을 재는 용도로 사용하는것 말고는 핸드폰을 다른 곳에 놓고 왔을때 손목에 차고 있던 아이폰워치로 전화통화를 하는 정도였다.
나는 내심 40만원이나 하는 이 비싼 아이폰워치는 도대체 왜 사준거야 하며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곤 했다. 그런데 남편은 아이폰워치를 왜 차야 하는지 정색을 하며 내게 설명 했었다. 어떤 사람이 등산갔다가 아무도 없는 곳에서 조난을 당해서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 처했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혼자서 조난을 당하여 주변에는 아무도 구조해줄 사람이 없었는데 손목에 차고 있던 아이폰워치가 119에 조난신고를 해 주었다. 뿐만 아니라 아이폰에 내장된 가족들의 전화번호로 긴급구조신호를 알렸고, 조난 당한 정확한 위치를 지도로 보내주어서 구조대가 구조할 수 있게 되어 살아났다는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그러나 나는 남편의 그 말에도 속으로 동조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가 등산을 갈것도 아니고 조난을 당할 일도 없는데 왜 아이폰워치가 필요할까 하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폰워치의 놀라운 기능을 체험하는 사건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일어났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대로 얼마전에 여의도에서 있었던 지인 집사님의 아들 결혼식에서의 일이다. 나는 그날 일찌감치 여의도로 갔다. 예식장을 찾느라고 시간이 좀 걸린 탓에 결혼식은 막 시작하고 있었다. 그래서 미리 혼주집사님과 인사를 못하고서 결혼예식에 참여하였다.
나는 예식이 진행되는 오른쪽 뒷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평소 우리의 사역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N집사님의 큰아들 결혼식에 내가 가진 재능을 발휘해 봉사해 보기로 했다. 그것은 결혼예식 순서 하나 하나가 바뀔때마다 동영상을 찍어 두는 것이었다.
나의 지난 경험상 결혼식이 끝나고 순간의 장면들을 영상으로 남겨둔 것이야말로 아주 소중한 추억의 기념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신랑어머니와 신부 어머니가 입장하는 장면과 하객에게 인사하는 장면부터 부지런히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그다음 신랑입장, 신부입장, 주례사, 축가, 혼인서약, 성혼선포, 양가부모님 인사, 새가정출발행진에 이르기까지 차분하게 동영상을 촬영했다. 동영상을 받아 보고서 기뻐할 혼주인 집사님과 그 가족들의 모습을 머리속에 그려보면서 동영상을 찍었다.
드디어 신랑신부 행진을 끝으로 결혼식이 끝났다. 아직 부모님석에 앉아 있는 집사님을 만나서 인사를 하려고 나는 앞자리로 걸어갔다. 그런데 맞은편으로 가려고 발을 내딛는 순간 나는 탁하고 단에 걸리면서 좀 세게 넘어졌다. 와당탕탕~ 소리가 났으니 말이다.
식장안이 매우 어두컴컴한 조명이어서 잘 안보였고 중간에 나무단이 돌출되어 있는 것이 보이지 않아서 평지처럼 발을 대딛다가 발이 나무단에 걸리면서 앞으로 넘어진 것이다. 다행히 나무단 위에 두 손을 짚으면서 넘어졌으니 크게 다치거나 하지는 않았다.
단지 그상황이 좀 당황스러웠을 뿐이다. 그런데 나를 더 당황하게 한것은 아이폰이 계속 비상신호를 울려서 나를 더 놀라게 했다. 아이폰워치(apple watch)가 자막으로 말을 해왔다. “심하게 넘어진것 같습니다.“ 나는 괜찮다고 표시를 했다. 그리고는 얼른 혼주 집사님에게 인사를 하고 기념 셀카도 찍었다.
그리고는 부페식당으로 식사를 하러갔다. 그런데 나의 가족들에게 빗발치는 연락이 오기시작했다. 무슨일이 있느냐는 것이다. 남편, 아들, 딸, 사위 모든 가족들로부터 연락이 왔다. 내가 위급하다는 문자가 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있는 위치조차도 위성지도사진을 보내 주었다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평소에 나와 통화량이 많았던 몇 사람에게도 아이폰이 연락을 했다. 가족들에게만 연락을 해서는 안심이 안된다고 아이폰은 판단을 한 모양이다. 종종 내 자동차를 점검 받으러 가는 단골 차량정비소인 ‘차병원’사장님으로부터도 전화가 걸려왔다. 무슨일이 있으신거냐고 말이다.
그런데 나중에 아이폰워치의 기능을 알고보니 내 전화번호 명부에 ‘병원’이라는 말때문에 차를 고치는 ‘차병원’으로 연락이 간 거였다. 차씨성을가진 의사의 병원이라고 과학적인 애플워치는 인식한 것이다.
조금후에 또 걸려온 한통의 전화는 119였다. “여보세요 출동신고가 들어왔는데 보내주신 지도로 찾아가면 되지요?” 나는 “아… 네 제가 넘어졌는데 제 손목에 차고 있던 아이폰워치 친구가 연락을 한 모양이네요 심하게 다치지 않았습니다 괜찮아요.” 119아저씨는 “아! 그럼 출동 안해도 되는 것이지요. 출동해야할 상황이면 곧바로 연락해 주세요.”한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나는 많은 생각을 하였다. 그렇구나 사람은 무슨 위급한 일을 만날런지 정말 모르는구나 내가 등산가서 조난 당한 것은 아니지만 서울시내에서라 하더라도 만약 넘어져서 심하게 다쳤더라면 119의 도움도 중요한거고 가족들에게 알려준 일도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넘어져서 머리를 다치거나해서 정신을 잃었다면 그야말로 아이폰워치의 도움은 매우 실제적이고 중요한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평소 나는 위기중심적인 남편의 지나친 우려증을 은근히 비난하는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이젠 오히려 남편의 그런점을 칭찬하고 고마워 해야겠다.
우리가 사는 세상엔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예기치 못한 위기의 순간 순간이 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아이폰워치(apple watch)같은 놀라운 물건을 만들어 내어 사람들이 홀로 있다가 위기를 당한 순간에 생명을 보호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참 놀라운 세상이다.
아마 어쩌면 이 글을 읽은 분들 가운데서 위기중심적인 몇 사람은 자신의 아내에게 서둘러서 아이폰워치(apple watch)나 갤럭시워치(Galaxy watch)를 선물할지도 모르겠다. 그 반대로 아내가 남편에게 선물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내가 어려운 일을 당했을때 구조대 119에, 병원이라고 쓰인 의료기관에, 그리고 가족에게 연락해 주는(apple watch)친구가 늘 내 손을 잡고 다닌다는 사실은 무척 안전을 느끼게 한다. 이번 일을 당하고 보니 그건 분명한 사실이다.
여호와여 은총을 베푸사 나를 구원하소서 여호와여 속히 나를 도우소서.
(시 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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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