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가 석사학위를 받던 기쁜날

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나은혜 목사

지난주 토요일 나의 큰 사위가 계명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글로벌창업대학원 2023 후기 Bye &Continue ‘ 이라는 배너가 식장앞에 세워져 있다. 졸업생 당사자들과 가족들이
속속 입장하였다.

후기 졸업식이라 졸업생이 많지 않아서인지 사회자는 졸업생 한명 한명을 앞으로 나오게 하여 석사과정을 마치면서 감상을 말하게 하였다. 그런데 졸업생 이름이 호명되면 축하해 주기 위해 온 가족 친지 친구 지인등의 사람들이 와와와와~ 하고 연호하며 환호를 한다

아… 우리 사위 이름이 불리우면 누가 연호(선수들의 이름을 부르듯이 계속하여 부르는것)하지? 우리 부부와 딸과 세꼬마만 왔는데 나는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그렇다고 나이든 내가 점잖지 못하게 와와와와~~~ 하고 연호하기도 쑥스러운 일이었다. 아무튼 나는 그런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건 완전히 기우일 뿐이었다.


“정성진대표님!” 사회자가 이름을 호명 하였다. 그러자 갑자기 와와와와~~~하고 비명에 가까운 연호하는 큰소리가 났다. 바로 사위의 삼남매인 로아 로이 조이가 아빠를 응원하는 소리이다. 어찌나 크게 소리를 질러대는지 특히 목소리 톤이 높은 둘째 로이 목소리가 제일 컸다.

째랑 째랑하게 졸업식장에 울려퍼진 9살 6살 4살 꼬마들의 “아빠아~~~~ 와와와와~~~~” 응원하는 소리에 졸업식장은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되고야 말았다. 그러자 교수님의 제안으로 세꼬마와 딸 가족도 다 앞으로 나오게 해서 소개를 하고 인사를 하게 했다. 다둥이 아빠인 사위가 그날 졸업식에서 단연 인기였다.

식이 끝나고 졸업 사진을 찍고 졸업하는 같은 기수끼리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물론 각자 음식값을 내는 것이다. 우리 가족은 탕수육 중자 하나와 간짜장면 짜장면 짬뽕을 시켰다. 식사하면서 큰손녀 로아가 나가서 율동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예쁜 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깜찍한 로아가 춤을추며 노래를 부르자 졸업생과 그 가족들이 모두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졸업생 가족중 어떤 어른이 아이들에게 만원짜리 한장씩 용돈을 쥐어 주었다. 졸업식 오찬을 더욱 분위기 좋은 축하분위기로 만들어준 로아는 만 원 한장을 더 받았다. 정말 화기애애하게 웃음꽃 피어나는 졸업오찬이었다. 나는 그집에서 유명하다는 짬뽕을 먹었다.

그런데 유쾌하고 화목한 졸업식 분위기에 감동을 받았는지 졸업식때 졸업생가족 대표로 인사를 했던 졸업생 아버지 되시는 분이 그날 졸업생과 가족들이 먹은 식사값을 모두 다 내겠다고 했다. 중국음식도 결코 싸지 않은 요즈음이라 아마도 수십만원은 나왔을텐데…

사실 나는 사위의 졸업식에 참석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내가 점심을 준비하려고 했었다. 밖에서 사 먹으면 꽤 돈을 써야 하니까 딸네 살림을 절약해 주려는 생각으로 말이다. 그런데 너무 무리가 될거라고 하는 남편의 권고로 하지 않게 되었는데 점심 문제도 이처럼 은혜롭게 해결이 되다니… 참 감사했다.

나는 그동안 큰사위가 석사과정 공부해온 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에 감회가 깊었다. 결혼한 가장이 공부를 할때는 싱글로 공부할때와는 다르다. 가족들의 이해와 희생이 따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부부가 세아이 육아를 함께해야 하기 때문에 공부하는 남편을 둔 아내는 힘들 수 밖에 없다.

공부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박사학위가 아닌 석사학위를 받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코스웍이야 그런대로 수강하고 강의듣고 리포트를 써내고 마칠 수 있지만 학사학위와는 다르게 석박사 학위논문을 쓰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 문교부인가가 난 대학교의 석사학위 이상의 논문은 모두 국회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다. 석사이상의 논문은 학문으로서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십년전 썼던 선교학석사논문도 국회도서관에 들어가보니 있는 것을 보고 신기해 했던 기억이 있다.

학문의 발전이란 지속성을 가진다. 먼저 공부한 사람이 어떤 주제에 대하여 연구한 것을 그다음 그 주제로 공부하는 사람은 먼저 사람의 학문을 참조하면서 자신만의 논리로 조금더 발전시키는것이 학문이다. 그리고 그 다음 사람은 또 먼저쓴 사람의 논문을 참조하여 자신의 논리를 조금 더 발전시켜간다.

흔히 학위취득공부를 안해본 사람중에 종종 그까짖거 형식이라거나 흔해빠진게 석박사라고 코웃음을 치고 무시하는 사람을 종종 본다. 그런데 그런 사람 자신도 석박사학위를 받은 교수에게 배워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했을테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나는 그런 사람에게 권고한다. 당신이 전공하고 싶은 과목을 골라서 꼭 전공을 해 보라고 댓가를 지불하여 학비도 내고, 코스웍을 하면서 교수님의 강의도 듣고, 논문이 풀리지 않아서 고민 고민하면서 학위논문을 써보면 남들이 이룬 학문적 업적에 경의를 표하게 될거라고 말이다.

무엇보다 함부로 남의 수고를 과소평가하고 얕잡아보는 교만한 마음에서 자신의 인성에 겸손이라는 덕목을 플러스하게 될거라고 말이다. 나는 가난한집 딸로 태어나 제나이에 받아야할 교육의 기회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공부가 한이 맺힌 사람이었다.

그 한이 늦깍이로라도 석사 학위 두개와 박사학위를 받아내는 억척을 떨게 만들기도 했지만 이른 공부든 늦깍이 공부든 지식에 대한 열망을 가진 사람에게는 공부하는 것은 큰 보람이요 행복한 시간이다. 내가 늦깍이로 소설가로 등단을 하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몇개의 논문을 쓰면서 글쓰기의 훈련이 저절로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자녀 6명(자녀셋, 며느리, 사위둘)이 모두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현장전문성과 함께 박사학위까지 받아내게 되기를 기도한다. 이미 석사학위를 받은 자녀들은 셋이 있지만 박사학위도 받게 되기를 기도하고 축복한다. 자녀들이 학위를 받는 졸업식날 이번엔 나도 세 손주 로아 로이 조이와 함께 “와와와와~~~ ” 큰소리로 연호하며 이름을 꼭 불러줄 생각이다.

명철한 자의 마음은 지식을 얻고 지혜로운 자의 귀는 지식을 구하느니라.
(잠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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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