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이 이란 내 반정부 시위를 둘러싸고 유엔 무대에서 정면으로 맞섰다. 미국은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을 강하게 비판하며 모든 대응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반면, 이란은 미국이 시위 배후에 개입하고 있다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1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미국은 이란 국민의 편에 서 있으며, 민간인 학살을 중단시키기 위해 선택 가능한 모든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지를 언급하며 상황이 악화될 경우 강경한 대응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왈츠 대사는 최근 이란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수천 명에서 수만 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란 정부가 통신과 인터넷을 차단해 실제 피해 규모가 외부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위가 외국 세력의 음모라는 이란 정부의 주장에 대해 정권이 자국민의 분노를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골람호세인 다르지 주유엔 이란대표부 차석대사는 이란은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미국의 발언은 자국 내 불안을 조장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왜곡된 주장이라고 맞섰다. 그는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경우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국제법에 따른 단호하고 비례적인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도 이란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미국이 주권 국가의 내정에 개입하고 군사적 압박을 정당화하려 한다며, 미국이 마음에 들지 않는 정권을 무력으로 전복해 온 전례를 반복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란에서는 수도 테헤란을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 약 3주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당국은 시위대에 외부 세력이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강경 진압에 나섰고, 지난 8일부터는 전국적인 인터넷과 통신 차단 조치를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이슬람혁명수비대가 일부 지역에 투입됐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가 시위대를 처형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력한 대응을 경고한 바 있다. 이후 최근 들어 처형이 중단됐다는 보고를 언급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백악관은 군사적 선택지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란 사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사태가 무력 충돌로 비화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향후 미국과 이란의 대응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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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라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