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방송계 울린 이순재 별세… 동료들 “거대한 별이 졌다”

사진설명=tvn공식채널  왼쪽에서4번째 배우 이순재님

원로 배우 이순재가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25일, 연극계와 방송가는 깊은 슬픔에 잠겼다. 수십 년간 한국 연극과 드라마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온 ‘거목’의 갑작스러운 부고에 동료 배우와 제작진의 추모가 잇따르고 있다.

배우 박정자는 “어떤 역할이든 한 치 망설임 없이 몸과 마음을 모두 던지는 분이었다”며 “평생을 연기에 바치셨고, 그 길을 완성하신 분”이라고 회상했다. 두 사람은 2023년 연극 ‘장수상회’에서 노년의 사랑을 함께 그렸다.

예능 ‘꽃보다 할배’를 연출한 나영석 PD 역시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최근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뵙지 못했는데 갑작스러운 소식에 마음이 무겁다”며 “여행길에서도 ‘무대 위에 머물고 싶다’고 늘 말씀하신 분이었다. 성실함의 가치를 온몸으로 보여주신, 후배들의 귀감”이라고 말했다.

배우 주호성은 “노년에도 후배들에게 밥을 사주시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셨다”며 “연기를 향한 열정과 따뜻함을 모두 갖춘 어른이었다. 큰 별 하나가 졌다”고 애통해했다.

세종대에서 사제 관계였던 배우 유연석도 SNS를 통해 “좋은 연기 보여주셔서 감사했다. 제 인생의 소중한 순간들이 선생님 덕분에 있었다”며 깊은 존경을 전했다. 그는 과거 “대학 시절 이순재 선생님이 제게는 진짜 ‘김사부’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우 정보석 역시 “연기뿐 아니라 삶의 태도를 가르쳐준 참 스승”이라며 “선생님의 발자취 자체가 한국 방송연기의 역사였다”고 추모했다. 지난해 드라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정남도 “평생의 영광이었다. 선생님과의 시간이 큰 선물이었다”고 고인을 기렸다.

연극 무대에서 이순재와 오래 호흡한 배우 고인배는 “초심을 잃지 않는 모습이 늘 감동이었다”며 “언제나 다정하고 격려를 아끼지 않던, 진짜 어른이었다”고 회고했다. 음악극 ‘늙은 부부 이야기’에서 함께했던 성경숙은 “제 등을 업고 무대에 올랐던 그때, 누구보다 든든한 동료이자 큰 어른이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가수 테이도 라디오 생방송 중 부고를 접한 뒤 “100세까지 무대에 서실 분이라고 생각했다”며 “평생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모습 잊지 않겠다”고 애도했다.

한국 연기를 상징하는 거대한 존재였던 이순재의 별세에 문화계는 깊은 상실감을 드러내고 있다. 수많은 후배와 동료가 기억하는 그의 ‘무대에 대한 사랑’은 우리 대중문화의 소중한 유산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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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