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아웃(Burn Out)

박창진 사회복지법인 “이웃과 함께” 대표이사

▲ 박창진/ 사회복지학 박사,  꿈이있는 마을 원장

당신은 편안하십니까?
대다수 직장인에게 찾아올 수 있는 증후군으로 올해 상반기 잡코리아가 남녀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직장인 69.0%가 과도한 업무량과 직장 내 인간관계의 불편함, 반복되는 업무, 업무 능력의 한계, 이루어야 하는 성과 압박 등의 이유로 한 번 이상 번 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을 을 겪는다고 한다. 이 용어는 1974년 미국의 심리학자 허버트 프로이덴버거(Herbert Freudenberger)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현대 사회에서 질병은 아니지만 심각한 건강 문제로 발전할 수 있는 직장 번 아웃을 “직업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증후군”으로 분류했다. 증후군이란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는 어떤 증상들을 말한다.

문제는 번 아웃이 직장 스트레스로 흔한 증상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번 아웃 상태에 빠졌다는 자각을 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최근 각종 사회복지 관련 기관과 시설 등에서 종사하는 사회복지사들의 심리적 상태가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 그것은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더욱 심해졌다고 하는데, 밝고 명랑하게 근무에 충실하던 사람이 갑자기 무기력하고 의욕이 없다던 지 쉽게 짜증을 내거나 발칵발칵 화를 내서 주변 사람들을 무안하게 하기도 하고 극도의 정신적 피로감을 자주 호소하며 자신의 직업과 관련하여 부정적인 표현이나 냉소적인 입장을 드러내기도 한다.

일편 그러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열정적으로 업무에 충실한 모순적인 상태가 반복되거나 지속되다가 갑자기 모든 것이 급속도로 무너져 내린다. 이런 상태가 만성적으로 이어질 경우 신체적으로 감기, 요통, 두통과 같은 질병에 시달리며 감정의 소진이 심해져서 끝내 에너지가 고갈되고 불안장애, 공황장애, 우울증, 불면증 등에 빠져들기도 한다. 불면증이 찾아오면 우울증과 정신 무기력, 기억력감퇴 등을 겪다가 급기야 자살로까지 이어지기도 하는데 정신적 번아웃 증후군인 사람들의 75.9%가 이 불면증과 우울증을 동반하여 앓고 있다고 한다.

번 아웃의 원인을 살펴보면 미국의 생화학자 찬스(Chanc. Brittonk)가 말한 4단계를 거친 경우가 많다. 첫 번째는 모든 일에 열심히 일하였다. 특히 일을 즐기고 자신의 업무뿐만 아니라 동료와 상사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며 절대 긍정의 자세로 일하는 즐거운 관계이다. 두 번째는 침체 되는 단계로 열심히 일을해도 자신이나 직장의 성장이나 발전이 없다고 느낀다. 세 번째, 욕구좌절의 단계로 업무는 벅차고 일에 대한 흥미는 오래전부터 떨어지고 더 이상 주변에 관심이 없어져서 자신에게만 집중하여 주변을 바로 보지 못하는 시야가 아주 좁아진 단계인데 번 아웃 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든 이 중 한 단계 안에 속할 것이다.

번 아웃이란 완전히 “타 버리다” “기진맥진하다” “탈진하다” 등을 뜻한다. 마치 맹렬히 타오르던 장작이 다 타고 재만 남은 상태처럼 마음도 몸도 과부하가 걸려 셧다운(shutdown)된 상태다. 나의 에너지를 아끼면서 써야 하는데 너무 열심히 달린 탓이다. 출근할 때 충분히 충전된 휴대폰을 들고 나왔는데 열심히 일하다 보니 배터리를 안 가져왔다. 그때 꼭 중요한 전화가 오고 대화를 하면서 끊어질 것 같은 아슬아슬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데 우리 몸과 마음이 딱 그런 상태를 말한다. 쉬어줘야 한다. 운동, 취미생활 등을 하면서 휴식을 갖는 것이다. 과감하게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음악동아리, 여행, 등등을 하며 충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번 아웃에서 벗어나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실행해 본다. ① 대화상대를 만들어서 혼자 고민하지 말고 충분히 의견을 나누며 해소한다. ② 되도록 업무시간 내에 일을 해결하고 퇴근할 때 집으로 일을 가져오지 않는다. ③ 시설이나 기관에서 클라이언트(client)의 모든 것을 다 해주려 하지 말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만 도우라 ④ 클라이언트나 주변 사람들에게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 누구나 살아온 환경과 개성이 다르기 때문에 옳다 그르다를 가르치려고 하면 피차 상처를 받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습관과 철학을 절대 신뢰하기 때문이다. ⑤ 정해진 기간 내에 성과가 나오지 않아도 절대 조바심 내지 않는다.
⑥ 때로는 케세라세라(Que sera,sera)~~

연전(年前)에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의 연쇄적인 자살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어났었다. 당시 자살을 택한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의 경우 두 달 동안 초과근무를 100시간 이상 해야 해서 주말에도 출근을 해야 했고, 5명이 1천 5백 명, 그러니까 한 명의 공무원이 삼백 명을 돌봐야 하는 살인적인 근무를 했다고 한다. 자살한 한 공무원의 일기장에는 “지옥 같은 출근”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어느 분야에서 일을 하든 사회복지직을 희망한 사람들은 대부분 선량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그들은 자신의 이타적인 삶을 통하여 모두가 행복하고 아름다운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자신을 불태워 일을 하다가 끝내 잘못된 선택까지 이어지기도 한 것이다. 내 남 직 없이 모두가 힘든 세상이다. 우리 서로가 좀 더 배려하고 이해하며 포용하는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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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