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방조’ 판단 뒤집힐까…한덕수 전 총리 항소 제기

▲ 사진출처=Wikimedia Commons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전 총리 측은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1심 판결의 법리 해석과 양형의 부당성을 중심으로 다툴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보다 상세한 주장은 추후 항소심 법원에 제출될 항소이유서를 통해 밝힐 예정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 21일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증거 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법정구속했다. 전직 국무총리가 형사재판 선고와 함께 법정에서 구속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한 전 총리는 국무총리 재직 당시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를 제지해야 할 헌법적 책무가 있음에도 이를 방조하고 적극적으로 가담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특검은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적용했으나, 재판부의 요구에 따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추가하며 공소장을 변경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를 방조범이 아닌 내란 중요임무 종사의 정범으로 판단했다. 내란죄는 형법상 우두머리, 중요임무 종사자, 부화수행자 등 역할에 따라 구성요건이 구분돼 있어 일반적인 방조범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죄명은 한 단계 낮춰졌지만, 선고된 형량은 특검이 구형한 징역 15년보다 8년 높은 수준이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는 국민이 선출한 최고 권력자와 그 추종 세력에 의해 자행된 이른바 ‘친위 쿠데타’에 해당한다”며 사건의 성격을 명확히 규정했다. 이어 “한 전 총리는 내란이 성공할 가능성을 인식한 상태에서 헌법 수호 의무를 저버리고 내란의 일원으로 가담하기로 선택했다”고 판단했다.

이와 함께 한 전 총리에게는 비상계엄 해제 이후 계엄 선포의 법적 하자를 보완하기 위해 작성된 사후 선포문에 서명한 뒤 이를 폐기한 혐의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과정에서 계엄 선포문 인지 여부에 대해 허위 증언을 한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허위공문서 작성,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위증 혐의 모두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한 전 총리 사건의 항소심은 다음 달 23일부터 본격 가동되는 서울고등법원 내란전담재판부에서 심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항소심에서는 내란죄 구성요건에 대한 법리 판단과 함께 중형 선고의 적정성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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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