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나은혜 목사
우리 식구는 아침 식사와 저녁식사는 보통 가족이 함께 하는 편이다. 특별한 일이 없는한, 우리 부부는 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하는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식구란 무엇일까? 사전상의 의미를 살펴보면 식구란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말한다. 조직속에서의 식구는 의미상의 식구일 뿐이지만 진정한 식구는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밥을 먹는 사람이다.
그런데 식구들이 날마다 함께 밥을 먹으면서 유쾌하게 밥을 먹어야 소화도 잘되고 즐거울 것이다. 더욱이 연로하신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나는 자연히 어머니의 식사에 관심을 더 쏟을 수 밖에 없다. 어머니가 식사를 못하시면 그대로 건강이 나빠 지시기에 말이다.
그런데 어머니는 아침식사로는 밥보다는 가벼운 씨리얼이나 빵, 고구마 등을 선호 하시는 편이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 가족의 아침식사로 나는 사과 하나를 씻어서 껍질채 잘라놓고 선물로 들어온 작은 사이즈의 블루베리 롤케익을 6등분하여 잘라 놓았다.
그리고 우유를 따끈하게 데워서 아침상을 차렸다. 남편 K 선교사가 롤케익 두쪽을 먼저 먹었다. 나와 어머니는 한쪽씩 먹고 있었으니 두쪽이 남았다. 남편의 식사량을 잘 아는 내가 "롤 케익 더 드세요." 했다.
그러자 남편은 "어머니랑 당신 먹어야지"한다. 그러자 어머니가 "난 하나면 돼 배가 꽉차면 불편해" 하신다. 그러자 남편은 "어머니 많이 드시라고 그러지요. 제가 더 먹을줄 몰라서 그러나요." 하며 웃는다.
그런데 어머니 앞에서 웃으며 음식을 양보하는 남편의 웃는 모습이 꼭 소년 같다. 87세의 어머니 앞에서는 육순이 넘은 아들도 소년이 되는 것일까? 서로 양보하는 모자의 모습이 보기 좋아 오늘은 내가 특별 서비스를 하기로 했다.
"어머니, 제가 모카 커피 만들어 드릴께요." 하고는 우유 반잔을 뜨겁게 덥히고 커피와 설탕을 넣어 고소하고 달콤한 모카 커피를 만들어 드리면서 나는 순간 장난기가 발동했다. 그래서 식탁앞의 접시에 놓인 사과를 조금 잘라 커피에 집어 넣은 것이다.
나는 시침을 떼고서 "어머니 이거 특별한 모카 커피인데 무슨 커피인지 아세요?그러자 어머니가 "뭔데?" 하신다. 나는 웃으면서 "사과커피요." 했다. 어머니는 "그런게 다 있니?" 하신다. 나는 "호호호..저도 우리 아들한테 배운거예요." 했다.
예전에 우리 가족이 중국에 살때이다. 어느날 아들에게 커피를 좀 타오라고 한적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 아들도 유모어가 아주 많은 편이다. 아들은 커피 두 잔을 타서 쟁반에 받혀 가지고 오면서 "아빠 엄마 이 커피는 특별한 커피예요." 한다.
그래서 내가 "커피면 커피지 뭐가 특별하니?" 했더니 아들은 미리 준비해온 쌀을 한톨씩 커피잔 안에 넣으며 하는말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쌀커피예요." 한다.남편과 나는 아들의 유머러스한 행동에 한참을 웃었었다.
그런데 어머니께 커피를 타 드리면서 뜬금없이 십여년전의 그 쌀커피의 추억이 떠 오른 것이다. 그래서 사과 조각을 커피에 잘라 넣으며 오래전 아들이 내게 한 말을 흉내내 본 것이다. 쌀커피 대신에 사과커피라고...
그러면서 나는 어머니의 손주가 쌀커피를 만들어 내게 주었었다는 그 이야기를 들려 드렸다. 어머니는 내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으시더니 커피잔에서 내가 넣어드린 사과조각을 꺼내어 입에 넣으시면서 "와~ 사과가 익었다. 그거 맛있는걸." 하신다.
이처럼 우리 가족은 별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이야기 거리를 만들고, 웃고 떠들고 설명한다. 그러는 사이에 식구간의 정은 깊어지고 소화도 저절로 되어진다. 오늘도 즐거운 아침식사와 특별한 사과커피와 함께 말이다.
또 그의 아버지와 그의 형들과 그의 아버지의 온 집에 그 식구를 따라 먹을 것을 주어 봉양하였더라(창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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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