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진행되는 가운데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 미국은 북한의 발사를 즉각 인지하고 한국 등 동맹국과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즉각적인 위협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을 관할하는 미 태평양사령부는 20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한 성명을 통해 “최근 미사일 발사를 인지하고 있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평가에 따르면 이러한 사건들은 미국 인력이나 영토, 또는 우리 동맹국들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동시에 미국 본토와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의 방어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한국시간 20일 오후 5시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10여 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 12일 이후 8일 만이다.
군 당국은 이번 발사체가 북한의 600㎜ 초대형 방사포인 KN-25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세부 제원을 분석하고 있다. KN-25는 북한이 개발한 단거리 타격체계로, 북한은 전술핵탄두인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발사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둘러싼 북한의 반발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6일 한미 연례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의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19일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연내 만남 가능성을 거론하며 북미 대화를 향한 의지를 재차 내비쳤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이 같은 미국의 대화 신호가 나온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이 연합훈련 규모 축소와 정상 간 대화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했음에도 북한이 무력시위를 이어가면서 향후 북미 관계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 입장에서는 한미 연합훈련이 축소됐더라도 훈련 자체가 유지되는 데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동시에, 한미를 상대로 군사적 압박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은 그동안 한미 연합훈련을 자국에 대한 적대적 군사행동으로 규정하며 중단을 요구해왔다. 이번 발사 역시 훈련을 완전히 중단하라는 압박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과의 외교 일정도 변수로 꼽힌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이 한국 방문을 마치고 떠난 직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이뤄지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외교 움직임과 북한의 군사행동이 맞물리는 양상도 나타났다.
다만 미국은 이번 발사를 즉각적인 위협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이는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가 미국 본토를 직접 겨냥할 수 있는 전략무기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북한의 반복적인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국과 일본 등 역내 동맹국의 안보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특히 북한이 전술핵 운용 능력 강화를 공언하고 있는 만큼 단거리 무기체계의 고도화 역시 한미일 안보협력의 주요 현안으로 남을 전망이다.
이번 도발은 미국이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에서도 북한이 군사적 압박 카드를 내려놓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지, 또는 미국의 대화 제안에 호응할지는 한반도 정세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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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