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마라 K8으로 모실테니

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나은혜 목사

내가 속한 노회 교육훈련부에서 ‘주여 치유하게 하소서’ 라는 주제로 노회원영성수련회를 강릉에서 개최한다고 연락이 왔다. 작년에 참석했던 수련회도 참 좋았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참석해 보기로 했다. 교육부 서기 목사님에게 참석등록신청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수련회 장소인 강릉까지 가는 차편이었다. 주일 사역마치고 일단 대구로 내려왔다가 이튿날인 월요일 강릉으로 갈 생각을 하고 대구지역에서 수련회참석하는 차량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 했다.

6인승 차량 한대가 있지만 이미 인원이 맞춰져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나는 기차를 알아보았다. 그러나 영성수련회 당일인 18일 오전 강릉까지 가는 KTX는 모두 매진이었다. 이것도 안되겠고… 세번째로 김포 우리교회 주변에 있는 목사님들에게 연락을 해 보았다.

노회에 행사가 있을때마다 종종 차량을 이용할 수 있었던 목사님 두분이 모두 이번 수련회에는 참석을 못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태어난지 23년되어 상당히 노후된 우리집 황금소돌이(2000년식 소나타골드)를 운전해서 가볼까도 했지만 영 자신이 없었다.

왜냐하면 작년에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는 고속도로를 달리던 우리집 자동차가 갑자기 멈추어 버려서 매우 아찔하고 위험했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그 이후론 새차를 사기 전까지는 장거리 운전은 안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수련회장소인 강릉까지 갈 방법이 없으니 나는 마음을 비웠다. “아무리 영성수련회에 가고 싶어도 갈 차편이 없으면 못가는거지 뭐 이번에는 참석을 못하는 것으로 결정하자.” 그렇게 영성수련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마음을 비우고 나니 홀가분한 마음이 되었다.

그런데 우리교회에서 그리 멀지 않은 영등포에서 목회하는 목사님이 문자를 보내왔다. 원래 자신도 안참석하려고 했는데 영성수련회를 준비하는 준비위원으로부터 폐회예배때 축도를 해 달라고 부탁을 받아서 할수 없이 가게 되었으니 같이 가자는 문자였다.

그러나 나는 이미 안가기로 마음을 먹었기에 마음이 닫혀버린 상태여서 “수련회 참석은 이미 김빠져서 안가려고 해요”하고 답신을 보냈다. 그랬더니 유머러스한 그 목사님은 “김이 빠져야 밥이 됩니다. 함께 가십시다.“ 하고 답문을 보내왔다.

같은 시찰 목사님이 적극적으로 권하니 나는 못이기는 척하고 가기로 했다. 그래서 영등포에서 출발하여 강릉까지 편안하고 안전하게 갈 수 있었다. 승차감 좋은 승용차 뒷좌석 오른쪽에 회장님처럼 편안히 앉아서 수련회 장소인 강릉 세인트죤스호텔까지 잘 도착했다.

이번 영성수련회는 심플하면서도 은혜로웠다. 개회예배를 드린후 군산드림교회 임만호 목사님의 ‘절대가치의 복음과 교육’ 이라는 제목의 강의를 들었다. 결론적으로 다음세대(Next generation)를 향한 교육의 중요성과 오늘 이 시대에도 복음을 온전히 전하면 부흥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강의를 듣고나서 우리는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식당에 인원 수용제한 때문이었는지 영성수련회 참석한 모든 사람을 두팀으로 나누어서 한팀은 화덕생선구이를, 한팀은 해물뚝배기를 먹으러 갔다. 나는 화덕생선 구이를 선택했다.

꽁치, 고등어, 가자미, 임연수어, 삼치 등 다섯가지 생선이 화덕에 구어서 나오고 영양돌솥밥이 미역국과 함께 나왔다. 점심에 먹었던 강릉의 유명한 청국장순두부 백반도 맛있었지만, 저녁으로 먹은 화덕생선구이 또한 아주 맛있었다.

저녁집회 전에 부활교회 청년인 자매들이 니와서 찬양을 했다. 뮤지컬 배우인 예쁜 세명의 자매가 공연을 했는데 노회원들에게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몇곡의 노래가 끝났는데도 앵콜이 터져 나왔다. 앵콜곡까지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던 공연이었다.

저녁 영성집회 강사는 10년여를 칠레선교사이기도 했고 23년간 부산산성교회담임목사님이었고, 후엔 부산장신대총장을 지내고 은퇴하신 허원구목사님이었다. 나와는 같은 총회파송선교사이기도 했지만, 허목사님의 딸과 우리딸이 MK출신으로 친구이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나의 선교문학의 독자인 분이어서 친숙함이 느껴졌다.

허목사님은 장신대 신대원 졸업을 앞두고 큰병이 발견되어 공부든 뭐든 모두 포기해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지만 하나님께서 “살아계신주~”하며 가슴으로부터 찬양을 하게 하시고 불을 받고 성령충만을 받아 모든 질병이 씻은듯이 나아서 지금까지 긴 사역을 건강하게 달려올 수 있었다는 간증을 했다.

허원구 목사님의 간증은 참으로 놀라운 간증이었다. 하나님은 종종 자신에게 실망하고 절망하고 있는 사람에게 하나님의 능력을 부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위대한 종으로 사용하시는데 명수이신것 같다.

사형수였다가 대한민국이라는 우리나라 5천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나라를 건국한 이승만 대통령이 그렇고, 폐병환자로 죽음을 앞에 놓고 있던 조용기 목사님이 예수믿고 능력받아 세계적인 순복음교회를 이룬 것이 그렇고, 오늘 간증하신 허원구 목사님이 그랬다.

모두 하나님의 거룩한 손에 붙들려 한 인생을 귀하게 쓰임 받은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회후 뜨거운 기도회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5성급 호텔이어선지 객실도 훌륭했다. 밤에 잠안깨고 푹잘 수 있으면 좋은 호텔이다.


이튿날 새벽 룸메이트 여목사님과 바닷가로 나갔다. 맨발로 바닷가 모래위를 걸었다. 찰싹이며 들어왔다 나가는 바닷물이 발을 간지럽힌다. 시원한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바닷가를 이렇게 걷는것만으로도 이번에 이곳 강릉에 온 영성수련의 목적은 다 달성된것처럼 나는 힐링이 되었다.

호텔조식도 매우 만족했다. 아침을 잘 안먹는 나였지만 오늘은 충실하게 먹어 두기로 했다. 암암리에 전해오는 선교사들만의 원칙이 있다. 먹을 기회가 왔을때 잘먹어두자는 것이다. 언제 굶을 상황이 올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나는 아침을 먹고 다시 산책을 하기로 했다. 바닷가 앞에 있는 소나무숲은 걷기가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맨발로 다녀서 이미 길이 잘 나 있었다. 땀이 나도록 한참을 걷다가 객실로 돌아와서 짐을 정리하고 폐회예배에 참석했다.

호텔 체크아웃까지는 한시간여의 여유가 있었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대구까지 가는
차량을 만날 수가 있었다. 원래 계획은 타고왔던 차량으로 영등포까지 가서 다시 서울역으로 가서 예매해 두었던 KTX를 타고 대구로 오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강릉에서 직접 대구로 오면 훨씬 시간도 절약되고 편안한 행로일것이 확실했다. 몇몇 목사님들과 호텔카페에서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나는 커피대신 자몽에이드를 주문했는데 매우 상큼하고 맛이있었다.

대구에서 오신 장로님의 승용차로 대구로 돌아왔다. 장로님은 운전을 하면서도 어찌나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 하시는지 나는 승용차 뒷좌석 오른쪽 일명 회장님 자리에 편안히 앉아서 전혀 지루하지 않게 대구까지 잘 올 수 있었다.

딱 한번 휴게소에서 쉬면서 점심을 먹었다. 치즈돈까스를 시켰는데 바삭하고 참 맛있었다 아침을 든든히 먹어서 전혀 점심 생각이 없었음에도 돈가스 한접시를 다 비웠다. 장로님은 달달하고 시원한 마끼야또 아이스커피도 한잔 사 주셨다.

나는 차를 타고 오면서 예약해 두었던 서울- 대구 KTX표를 취소하려고 코레일앱을 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보관된 승차권이 없다는 것이다. 분명히 오후 6:41분 KTX표를 예매 했었는데… 아마 카카오페이로 결제했는데 결제가 제대로 안되어 표가 취소된 모양이었다.

기차표가 있는줄 알고 서울로 갔다가 다시 대구로 오려고 했으면 오늘 못내려올뻔 했던 것이다. 이미 기차표는 없었을 테니 말이다. 하나님은 가장 좋은 행로를 예비해 두셨던 것이다. 그리고 내가 타고 있는 차량을 가만히 보니 K8이었다. 영등포에서 강릉까지 타고 온 승용차도 K8이었는데…

k8은 이번 영성수련회 참석할 차편이 없어서 마음 고생했던 나에게 하나님이 준비해 놓으신 완벽한 차량이었나보다. 마땅히 타고갈 차량이 없어서 수련회 안갈거야 하고 툴툴대던 나에게 “걱정마라 내가 너를 K8으로 편하게 왕복으로 모셔줄테니…” 가 나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었던 것이다.


내 마음이 약해 질 때에 땅 끝에서부터
주께 부르짖으 오리니 나보다 높은 바위에 나를 인도하소서
(시 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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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