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자살 증가…유명인 모방자살 ‘베르테르 효과’ 우려

정부, 자살 보도 권고기준 준수 당부…청년층 정신과 치료비 지원

올해 1~3월 자살 사망자가 증가한 것과 관련, 정부는 지난해 말 유명인의 자살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신문·방송·뉴미디어 등 언론계에서 자살 보도 권고기준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한, 반복 자살 시도나 자살사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청년층은 소득수준에 관계 없이 자살시도로 인한 신체손상과 정신과 치료비를 지원한다.


아울러, 지자체를 대상으로 알림 체계를 구축해 자살 사망이 증가하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동향을 알리고, 지자체는 지역의 특성에 맞는 대책을 수립·시행한다.


정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8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개최해 최근 자살 동향 및 대응방안을 발표하고 자살위해물건에 관한 고시 개정계획(안)과 2023년도 시·도 시행계획 추진실적 평가 결과를 심의했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자살예방정책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최신 자살 동향 분석 및 대응방안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1~3월 자살사망자 증가추세가 심각한 상황임을 인식하고 신속히 그간 정책을 점검·정책을 보완했다.


자살예방 전문가 자문회의를 두 차례 개최해 정신의학·응급의학·사회복지·심리·경제·사회·언론 등 전문가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최근 자살사망 증가 원인을 분석했다.


먼저, 지난해 12월 유명인 사망 사건 직후 7~8주간 자살이 증가해 모방자살 경향이 나타났다.


유명인 자살 때 유명인이 자신과 비슷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생각해 유사한 방식으로 자살하는 베르테르 효과가 발생했다.


또한, 2회 이상 반복 자살 시도 경험이 있는 응급실 내원자의 비율이 증가했고 특히 청년층의 자살시도율은 다른 연령대 대비 높아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


자살사망이 발생하면 슬픔·두려움·불안 등이 지역사회에 확산돼 연쇄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고립·경제난 등의 요인은 정신건강·자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우울·불안장애 등 정신질환으로 진료받은 사람도 증가 추세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응 및 조치 방안으로, 모방자살 방지를 위한 환경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신문·방송·뉴미디어 등 언론계에서 보도의 사회적 영향력을 다시 한번 인지하고 권고기준을 준수하도록 요청해 보도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모방 자살을 최소화한다.


또한, 새로운 사회환경 변화를 반영하여 권고기준을 고도화할 계획으로 신문·방송에 더해 1인 미디어도 권고기준을 준수하도록 한다.


일산화탄소 유발물질은 판매 개선을 통해 접근성을 제한한다.


온라인 유통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어 구매 때 생명사랑 문구를 게시하거나 팝업을 송출하도록 하고 오프라인 구매 시에는 비진열하여 판매하고 구매 용도를 묻는다.


또한, 자살 고위험군(자살시도자) 발굴 및 서비스 제공을 강화한다.


경찰·소방이 대응한 자살시도자·유족의 정보를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를 강화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한다.


청년기의 신체·정신건강은 생애주기 전반에 영향을 끼치므로 청년층을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청년층은 정신건강 사례관리 서비스에 동의하는 경우 자살시도로 인한 신체손상, 정신과 치료비를 지원한다.


이어서, 지역 기반 자살 예방을 활성화한다,


단기간 자살사고 증가하는 시·도/시·군·구를 대상으로 알림 체계를 구축하고 지자체는 지역의 상황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도록 해 책임 있는 자살예방 정책 수행을 촉구한다.


자살시도와 사망 현황을 파악해 급증지역 관리와 서비스 지원 강화 등을 위한 신속 대응체계를 구축한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국민의 우울·불안·경제난에 대응한다.


우울·불안 등 정서적인 어려움이 중증으로 악화되거나 자살로 이어지지 않도록 전문 심리상담을 지원한다.


정신의료기관·정신건강복지센터·고용복지+센터(심리안정 지원 프로그램)에서 의뢰하거나 국가건강검진에서 우울증이 확인된 자 등이 지원 대상이 된다.


카카오톡 메신저를 활용해 우울증 등 정신질환 자가 진단을 활성화하고 진단 결과에 따라 정신건강 관련 기관을 안내해 손쉽게 마음 건강을 진단할 수 있도록 한다.


금융·고용 서비스 이용자의 정신건강 어려움이 발견되는 경우 중증도에 따라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를 활성화한다.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고용복지+센터와 정신건강복지센터 기관 간 상호 직접 연계로 신속하게 위험군을 연계하고 진행 상황을 공유해 대상자의 복합수요에 대응한다.


아울러, 인식개선을 위한 자살예방 교육을 의무화한다.


정신건강 이해 및 도움 요청·제공 방법에 대한 실효성 있는 자살예방교육으로 생명존중에 대한 인식을 제고한다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 초·중·고등학교,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 등이 교육 의무 대상이 된다.



◆자살위해물건에 관한 고시 개정계획


최근 아질산나트륨(Nitrous acid, salts) 중독으로 인한 자살사망이 증가 추세로 아질산나트륨이 포함되는 ‘달리 분류되지 않은 해독제 및 킬레이트제에 의한 중독효과(T50.6)’를 유발하는 물질’을 자살위해물건으로 신규 지정한다.


자살위해물건이란 자살수단으로 빈번히 사용 또는 사용될 위험이 있는 물건으로 자살예방정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복지부 장관이 고시한 물건이다.


고시 제정 때 일산화탄소(번개탄 등, T58), 제초제 및 살충제·살진균제(농약 등, T60.0, T60.3) 독성효과 유발물질이 지정되었고, 약물중독으로 인한 자살 사망·시도 증가 추세에 따라 ‘항뇌전증제, 진정제-수면제 및 항파킨슨제에 의한 중독효과(T42)를 유발하는 물질’이 추가 지정됐다.


자살위해물건으로 지정되는 경우 자살목적으로 아질산나트륨 등 판매·활용에 관한 정보를 유통하는 경우 형사처벌될 수 있고, 해당 물질로 자살 실행이 명백한 경우 긴급구조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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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