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나은혜 목사
지난 9/29~ 10/3일까지 필리핀세부에서 인터월드선교회 주최로 ‘제10차 세계선교대회’가 열렸다. ‘After You’가 선교대회의 주제이다. 영어의 After You는 ‘먼저하세요.’ ‘먼저 가세요’라는 의미로 줄을 서거나 문을 열거나 길을 양보할 때 주로 쓰이는 표현이다.
이번에 나는 필리핀을 처음 방문했다. 두어 달 전에 필리핀에서 사역하는 각각 다른지역 선교사님 두분에게 한국산 삼익, 영창 피아노를 각각 무료로 받아서 선교지로 연결해 준 일이 있다. 착한 일을 했다고 복을 받은건지 아무튼 내생애 처음으로 필리핀을 가게된 것이다
그동안 나는 미국의 시카고, 엘에이, 싱가폴, 홍콩, 마카오,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튀르키예 등등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선교대회를 많이 참석한 편이다. 하지만 비자제한으로 한국으로 돌아온 후 치매환자인 시어머님을 모시는 10년 동안은 자유롭지 못해서 선교대회 참석을 한 두번 외에 못했었다. 그런데 작년에 어머니께서 소천하셨다.
필리핀세부에는 특히 나와 친하게 지내는 동갑나기 여선교사님 둘이 있다. 우리는 아이들을 모두 한동대에 보내어 한동학부모라는 공통점도 있고, 나이도 같아서 친구같은 사이였다. 그런데 이제서야 내가 필리핀에 가게 된 것이다. 필리핀 세부 세계선교대회에 참석을 결정하고 나서 나는 괜스레 마음이 설레었다.
9/29일밤 비행기로 출발해 밤12시가 넘어 필리핀 세부에 도착했다. 현지 선교사님들이 수고로이 시원한 물병을 준비해서 우리를 마중 나와 있었다. 우리는 준비된 버스를 타고 필리핀 몬테벨로 호텔에 도착해서 쉬었다. 이튿날인 10/1일부터 일정이 시작되었다.
호텔조식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9시부터 집회가 시작되었다. 찬양후 말씀선포(1)가 있었다. 집회기간 3일 동안 12번의 말씀 선포가 있었는데, 강사는 인터월드선교회의 원장이신 정찬숙원장님이 도맡아서 아래의 제목으로 말씀을 선포했다.
(제1강)인생의 승부처는 하나님이다 (제2강)명품관계가 명품인생을 만듭니다. (제3강) 민둥산에는 메아리가 없습니다 (제4강)잃어버린 암나귀 (제5강) 사막에 꽃동산되리 (제6강) 네 슬픔의날을 마칠것이니라 (제7강) 믿음은 가불입니다 (제8강) 축복의 삼중주 (제9강) 언어패션쇼 (제10강)은총 (제11강) 리콜, 리필, 리폼(제12강)네 상이 무엇이냐?
정찬숙원장님은 20년동안 사역을 해오면서 직접 하나님의 말씀 순종을 통해 경험하고 체험하여 삶속에 녹아 있는 말씀들이어서 나도 공감이 많이 되었다. 정원장님은 젊은시절 집앞에 문전성시를 이룰만큼 은사를 강하게 받았지만 말씀에 집중하여 말씀은사를 개발하여 오늘에 이르도록 사역을 지속해 올수 있다는 간증을 들었다.
둘째날 오후에는 시내투어를 했다. 조를 짜서 시내에 있는 백화점으로 갔다. 일단 필리핀세부의 날씨가 더워서 백화점안이 제일 시원했다.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백화점안의 슈퍼마켓에서 쇼핑을 했다. 나는 말린망고와 계피가루, 모링가가루를 샀다.
1조부터 13조까지 조를 나누어서 저녁에는 조별로 장기자랑이 있었다. 짧은시간 재능을 발휘해서 장기자랑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각 조원들은 모두 부지런히 움직였다. 우리조도 우리 방에 모여서 찬송가 ‘내영혼이 은총입어’노래에 맞추어 율동을 준비했다.
장기자랑 시간은 가장 유쾌한 시간이었다. 각조마다 독특한 주제로 발표를 했는데 모두 열심히 준비한것이 한눈에 보여졌다. 분장을 한팀도 있고 심지어 한복까지 언제 준비했는지 모두 한복을 입은 조도 있었다. 사회를 보는 E선교사님의 구수한 언변과 재치에 모두 폭소를 터뜨리며 즐거워 하였다.
내가 속한 8조도 조원들이 한마음이 되어 열심히 준비한 보람으로 3등을 했다. 세부현지 선교사님들은 이번 대회에 참여한 우리팀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많은 수고를 하고 있었다. 재래 시장을 싹쓸어 왔는지 망고와 망고스틴 람부탄 등의 열대과일들을 대량으로 사와서 우리를 섬겨 주었다.
집회가 늦게 끝나서 숙소인 호텔방으로 가고 있는데 호텔로비에서 잘아는 K선교사님이 나를 불렀다. 두리안 두곽이 있는데 한곽을 먹으라며 주었다. 룸메이트가 두리안을 아주 좋아해서 잘되었다 싶었다. 우리는 바깥에 나가 두리안을 먹었다. 이날 두리안은 특별 보너스였다.
10/2일 오전에 폐회예배를 드렸다. ‘사명’이라는 복음송을 부르는데 나도 모르게가슴이 뜨거워짐을 경험하였다. 이번 집회에서 말씀과 찬양을 통해 아마 많은 선교사님들의 가슴에 다시금 선교의 불이 활활 타오르게 되었을 것이다.
호텔체크아웃을 하고 대절버스를 타고 막탄으로 이동을 했다. 바다를 끼고 지어진 아름다운 막탄 코스타벨라호텔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여 짐을 풀고는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호텔에는 실외 수영장이 두개나 있어서 수영하기에 좋았다. 우리는 곧장 수영장으로 가서 수영을 즐겼다.
저녁은 한인식당으로 가서 삼겹살구이를 먹었다. 오히려 한국에서는 잘 안먹던 삼겹살이지만 이곳에선 단연 특식이었다. 고기를 구어 먹다가 김치와야채를 삼겹살 고기와 함께 가위로 잘라서 넣고 볶음밥을 만들어서 먹으니 별미였다.
저녁을 먹고 숙소인 호텔로 돌아왔더니 호텔 카페에 벌써 여러 사람이 앉아서 담소를 즐기고 있다. 우리는 ‘버진티’라는 음료를 주문했다. 마치 바나나스무디 같은 맛이었다. 필리핀돈350페소로 한화로 9천여원 정도하는 가격인데 맛이 꽤 좋았다. 밤은 깊어갔지만 호텔 카페의 아늑한 불빛과 분위기에 취해서 우리는 선뜻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마지막날인 10/3일 나는 룸메이트와 함께 아침일찍 수영장으로 가려다가 식사를 먼저 하기로 했다. 마침 이날은 내 생일이었다. 함께 식사를 하게된 분들이 내가 생일을 맞았다는 것을 알자, 호텔측에 이야기를 했다. 호텔측에서는 치즈케이크 조각에 촛불을 켜고 커다란 접시에 초콜릿으로 Happy birthday! 라고 써서 가져다 주었다.
그리고 나와 한식탁에서 식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아이스커피를 서비스로 가져다 주겠다고 했다. 호텔직원 5~6명이 템버린을 치며 해피버스데이 투유 ~ 하고 노래를 시작하자 주변의 선교사님들과 팀으로 온 분들이 함께 축하 노래를 불러 주었다. 마침 식사하러 나온 정원장님과도 함께 사진을 찍었다.
가족들이 내 생일을 함께 못 보내어 몹시 섭섭해 했었는데 뜻밖에 해외에서 생일축하를 제대로 받은셈이 되었다. 나중에 생일축하 동영상을 페북에서 본 지인 목사님이 “영부인이 흠모 하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하고 댓글을 달았다. 왁자지껄한 생일축하가 매우 보기 좋았다는 뜻일것이다. 팁으로 200페소를 놓은것이 아깝지 않았다.
아침식사후 12시 체크아웃 하기 전까지는 자유시간이었다. 나는 그시간을 수영장에서 보냈다. 수영하다가 피곤하면 수영장가에 설치된 편안한 벤치에 누워 쉬다가 다시 수영을 하곤했다. 목이 말라서 호텔에 코코낫을 주문해서 마시면서 11시까지 수영을 즐겼다.
내가 선교지 C국에서 살때 북열대지역에 살면서 아파트안의 수영장에서 늘 수영을 했으므로 나는 수영을 잘하진 못하지만 즐기는 정도는 되었다. 느긋하게 수영을 즐기면서 나는 행복한 마음이 들었다. 내년엔 가족들과 이곳으로 휴가릍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기분이 좋았다.
12시에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우리는 대절버스를 타고 한국식당에 김치찜을 먹으러 갔다. 식당 안이 몹시 더웠지만 이열 치열로 식탁마다 가스버너에 김치찜냄비를 올려서 라면사리까지 넣고 보글보글~ 끓이면서 완벽한 한식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난 후에 우리는 ‘SM 씨사이드몰’ 이라는 대형 쇼핑몰로 옮겨갔다.
5명씩 조를 짜서 쇼핑몰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쇼핑몰엔 벌써 크리스마스 장식 트리가 화려했다. 10월인데 벌써 크리스마스장식을 하다니… 우리나라 백화점보다 한달은 일찍 성탄장식을 하는것 같다. 몇분과 함께 피자헛에서 저녁을 먹고 대절버스로 돌아와서 안마를 받으러 갔다.
역시 한국인이 운영하는 안마숍이었다. 전신 마사지를 받으니 그동안의 피로가 확 풀리는 기분이었다. 정해진 팁외에 가지고 있던 동전 잔돈을 전부 주었더니 안마사 아가씨가 몹시 기뻐한다. 그렇게 우리는 피로를 풀고 공항으로 이동해 밤12시가 넘어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러 갔다.
항공사에 따라 조금씩 달랐지만 대부분 12시 넘어서 새벽 2시까지 출발하는 비행기여서 새벽이나 아침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스케쥴이었다. 저가항공이어서 좌석도 비좁고 불편했지만 필리핀세부와 막탄에서 즐거웠던 생각을 하며 몇시간만 가면 한국에 도착한다는 것으로 위로를 삼았다.
필리핀세부에서의 4박5일 일정은 길지도 짧지도 않았지만 매우 알차고 즐거웠다.
일년전부터 이 대회를 위해 기도하고 준비한 운영위원회및 현지선교사님들의 수고가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보여졌다. 선교대회가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진것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대회진행을 위해 헌신한 여러분 모두 참으로 수고하셨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선교대회에 참석한 우리 모두가 즐거웠고 너무 행복했습니다.” 이 지면을 통해서나마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다. ‘After You’ 누군가의 양보로 세상은 좀더 밝아진다는 것을 이번 선교대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느꼈을 것이다.
또 참으로 나와 멍에를 같이한 네게 구하노니 복음에 나와 함께 힘쓰던 저 여인들을 돕고 또한 글레멘드와 그 외에 나의 동역자들을 도우라 그 이름들이 생명책에 있느니라.
(빌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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