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나은혜 목사

오전에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 오늘 필라테스 하는 날인데 안오세요?” 나는 화들짝 놀랐다. “깜박했구나 어제만 해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러자 딸은 “지금이라도 오시면 30분은 하실 수 있으니까 얼른 오세요.”
나는 지난 달부터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에 딸이 나가고 있는 신협문화교실에서 하는 필라테스강습을 나가고 있었다. 아파트 안에 있는 헬쓰장에서 헬쓰만 해 가지고는 안쓰는 근육을 다 풀어주지 못하는것 같아서 시작 하기로 한 것이다.
벌써 4번인가 참석을 했다. 그런데 어쩌자고 오늘 아침엔 그렇게 깜박잊어버렸을까. 하긴 이것 저것 할일들이 많이 있었던 탓도 있다. 하지만 일주일에 딱 한 번 가는 필라테스 가는 시간을 잊어먹다니...
나는 누구에게랄것 없이 괜히 화가 났다. 아니 나는 굳이 화를 내고 있었다. 화를 낼 대상은 남편밖에 없으니 남편에게 화를 냈다. 내가 매 주 목요일 필라테스 가는 것을 알면서 왜 좀 안챙겨 주었느냐고 억지 소리를 했다. 그만큼 최근 시작한 운동이지만 필라테스를 내가 중요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한 주에 딱 한번이니까 말이다.
나는 남편에게 억지춘향이처럼 화를 냈다. 늘 당신이 유튜브를 켜 놓으니 소음에 시끄러워서 차분히 해야할 일을 생각하지 못해서 정신이
사나워져서 필라테스 가는 것을 잊어버린것 이라고 말이다. 사실 나는 내가 지금 속상한 마음 때문에 억지를 쓴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짐짓 화를 참아 억누르면 병이 되니까 밖으로 분출해야 한다는 궁색한 논리를 펴면서 말이다. 이미 늦어버린 필라테스인데 오늘은 그냥 빠지고 말자 하고 생각하는데 딸이 “엄마 로이도 데리고 왔는데 로이도 볼겸 어서 오세요.” 한다.
그러고 보니 어제 어린이집을 졸업한 둘째 로이가 “나 내일은 엄마따라서 필라테스 하는데 갈거예요.” 했던 기억이 났다. 책읽기를 좋아하는 로이는 아마 제 엄마를 따라가서 책을 읽고 있을 것이다. 어제 봤지만 로이가 또 보고 싶었다. 할머니는 손주들에게는 마음이 약해지나 보다.
그래서 나는 필라테스를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우리집에서 문화센터 까지는 걸어서 12~13분 걸린다. “에이~ 지금 가야 제대로 하지도 못할텐데... 괜히 가는건 아닐까” 여전히 내기분은 썩좋지가 않았다. 기분이 푹 다운되어서 그렇게 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대전에 사는 육촌동생이었다. “언니, 나 우체국인데 지금 막 언니에게 우편물 하나 보냈어.” 동생은 목사사모로서 대전에 살면서 쌤(SEM)이라는 선교단체와 함께 한남대를 중심으로 외국인 학생들을 전도하고 양육하는 일을 오랫동안 해 오고 있었다. 그 사역이 시작된 지 벌써 30년이 되어서 ‘SEM 30년, 복음의 징검다리가 되어’라는 책자를 만들었는데 그 책을 나에게 보낸것이다.
동생은 그동안의 복음전도 이야기도 들려 주었다. 한국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마치고 중국으로 돌아가서 한국어교수를 하고 있는 제자가최근 자신의 부모님을 전도하기 위해서 모시고 한국에 나왔는데 쌤선생님들의 중보와 도움으로 그 부모님이 예수님을 영접했다는 기쁜소식이다.
그러면서 동생은 자신이 오래전(20대)우리 집에 와서 내가 전해준 복음을 듣고 정말 하나님을 만났기 때문에 자신이 전도자로 평생 살게 된 이야기를 들려 준다. 이미 동생에게서 여러번 들었던 이야기지만 동생은 다른 사람에게 복음을 전할때마다 내가 복음을 전해준 이야기를 꼭 나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계좌이체를 좀 했으니 다른데 쓰지 말고 꼭 형부(김선교사)와 함께 맛있는것을 사 먹으라고 당부한다. 육촌동생과7~8분 가량의 통화를 길을 걸어가면서 하고 나서 나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위로의 타이밍! 기가 막히네. 필라테스에 늦은것 때문에 남편에게 화를 내고 한참 마음이 꿀꿀해져서 걸어가고 있는데 이런 좋은 훈훈한 소식이라니 게다가 후원비까지... 무엇보다도 하나님께서 설정하신 위로의 타이밍은 나를 감격시키기에 충분했다. 문화센터에 도착했다. 로이는 책을 가져와서 열심히 책을 보고 있다. 나는 한시간중에 남은 30분동안 성실하게 필라테스를 했다. 필라테스를 마치고 내가 딸에게 호기롭게 말했다. “오늘 점심은 엄마가 살께 로이 어제 어린이집 졸업한 기념 오늘 또하자.” 그렇게하여 우리는 맥도날드로 갔다.
햄버거 셑트를 먹으며 딸도 로이도 행복해 한다. 대전 동생의 감사의 마음이 오늘 이곳에 전해진 셈이다. 햄버거를 먹고 나오면서 더불버거세트를 하나 주문했다. 남편도 햄버거를 좋아한다. 아니 그보다도 내가 죄없는 남편에게 화를 내고 집을 나온 미안함도 상쇄할 생각으로 햄버거를 샀던 것이다.
딸과 로이와 헤어져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까는 죄도 없는 당신에게 화내서 미안하다는 말과 햄버거 세트 사가지고 간다는 내용이다. 남편은 덤덤하게 “응 알았어” 한다.
집에 와서 남편은 햄버거를 먹으면서 웃는다. 그러면서 본인이 필라테스 가는 것을 잊어버리고 자기에게 막 화를 내는 나를 보고 뭐라고 한마디 하려다가 참았다고 한다. 저사람이 저렇게 속상해서 화나는 것을 분출해야 감정이 건강해 지겠지 하면서 참았다고 한다. 하하하... 그랬구나 나는 웃음이 나왔다.
남편의 인내와 함께 기가 막힌 위로의 타이밍으로 때마침 대전 동생에게서 걸려온 전화로 인해 나는 마음의 위로와 안정을 느꼈다. 그리고 동생이 전해준 좋은소식 바이러스는 또 나에게 전염되어 우리 딸과 손주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딸이 햄버거를 먹고나서 헤어질때 “엄마 오늘 데이트 좋았어요.” 한다. 마치 누가 설계라도 한듯이 하나님의 나를 위한 ‘위로의타이밍’에 감사하고 감동했던 날이다.
[살전5:18]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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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라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