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나은혜 목사
C국에 들어와서 저녁에 몇가지 살 물건이 있어서 상가에 나갔다. 이곳은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면 반드시 종합상가가 들어선다. 우리가 머무는 이곳에도 슈퍼를 비롯한 과일가게 야채시장 다양한 식당이 들어서고 병원및 영화관까지 있는 제법 큰 상가이다.
지나가다 보니 상가 안에 군데 군데 있는 넓은 공간에서 10~20명씩 혹은 30~40명씩 모여서 춤을 추는 주민들을 볼 수 있었다. 광장에서 춤을 춘다고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모르지만 이것을 광장무(广场舞)라고 부른다.
그런데 광장무(广场舞)를 추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리더가 있다. 음악과 스피커를 준비하여 설치하고 나서 음악에 맞추어 맨앞에서 춤을 추면 사람들은 따라서 춤을 추는 것이다. 나는 춤추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지나가는데 누군가 나를 아는체를 한다. 소리나는 쪽을 보니 지난번 미장원사람 소개로 인사를 한 S여사이다.
그녀는 반색을 하면서 나에게 함께 춤을 추자고 한다. 나는 못춘다고 했더니 한사코 그냥 따라서 움직이면 된다고 하면서 자꾸만 춤을 함께 출것을 권한다. 너무 사양만 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것 같아서 나는 춤추는 무리들 속으로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들어갔다.
춤동작으로 몇번 안움직였다 싶은데 몸에 땀이 났다. 이것도 꽤 운동이 되는구나 싶었다. 나는 적당히 보조를 맞추어 주다가 음악이 멈추자 춤을 멈추었다. S여사가 나에게 다가와서 “잘하시네요”한다. 아마 그것은 그녀가 인사로 한 말이었을 것이다.
이곳에서는 아침과 밤에 추는 광장무(广场舞)문화 이외에도 아침을 나가서 사먹는 조식문화가 있다. 아침 7-8시 쯤이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와서 아침을 파는 가게에서 아이들에게 아침을 사 먹이고 등교를 시키느라 학부모들이 매우 분주하다.
나도 이곳에 와서 아침을 밖에 나가서 사먹는 재미가 처음엔 꽤 쏠쏠 했다. 아침 조식(早食)을 전문으로 파는 가게가 여러집이다. 남방식 조식도 있고 북방식 조식도 있다. 나는 남편과 함께 매일은 아니더라도 종종 밖으로 나가서 아침을 사먹었다.
남편과 나는 창펀(肠粉)과 한입에 쏙 들어가는 작은 만두 같은 샤오롱빠오(少龙包)한판과 갈색찻잎에 삶아서 갈색 색갈이 나는 차지단(茶鸡蛋)2개를 시켜서 아침을 먹는다. 일종의 두유같은 고소한 따뜻한 또우장(豆浆)은 무료로 서비스를 해준다.
강소성에 살다가 20년전에 남방인 이곳에 처음으로 답사하러 왔을때이다. 호텔에서 자고 아침을 먹으러 나갔을때 쌀가루를 얇게 철판에 부은후 달걀 고기 야채등을 넣고 익혀서 주는 창펀(肠粉)을 처음 먹어 보았었다. 그때부터 나는 새로운 이나라 남방의 식문화에 매료 되기 시작했다.
그후로도 나는 이곳 광동의 딤섬이라고도 부르는 자오차(早茶)를 아주 즐기게 되었다. 특히 좋은 현지이웃을 만나서 우리는 자주 주말이면 자오차(早茶)를 함께 하러 갔다. 특히 주말엔 커다란 광동식당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가득 찬다. 대개 호텔안에 이런 자오차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자오차(早茶)C국 남방의 문화인데, 가족끼리 친지끼리 친구끼리 아침밥과 점심밥을 겸한 자오차(早茶)라고 부르는 딤섬을 먹으면서 서로 교제를 한다. 주중엔 서로의 일로 바쁘다가도 주말에 이처럼 아침겸 점심을 느긋하게 먹으면서 서로 교류를 하는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점이 있다면 이 광동음식인자오차(早茶)딤섬이 은근히 비싸다는 것이다. 이번 방문에도 이곳에 도착해서 20년지기 절친이웃 가족이 우리를 초청해서 딤섬을 먹으러 갔다. 딤섬은 금새 500위안(10만원)이 훌쩍 넘는다.
그런데 며칠전 마카오에서 손님이 우리집을 방문했다. 집에서 잠시 다과를 나눈 후에 우리는 동네 상가에 있는 동북식당(东北餐馆)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다섯사람이 요리 6접시를 시켜서 충분히 먹었지만 200여위안(4만여원)정도가 나왔다. 딤섬이 두 배정도 비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쌀과 야채 고기가 싸다. 쌀도 우리나라처럼 포장 해서만 파는 것이 아니라 근으로 달아서 아주 적은 양도 살수 있다. 나는 한국으로 돌아올 날이 가까운데 쌀이 좀 부족할듯 싶어서 두사람이 한끼정도만 먹을 쌀을 사러 갔다.
한끼 2인용이 될만큼의 쌀을(그가게에서 제일 좋은쌀) 작은 양푼에 담아서 계산해 달라고 했더니 2위안(400원정도)을 달라고 한다. 쌀이 정말 싸기도 하다. 이래서 C국의 15억인구가 먹고 살 수 있는가 보다.
과일도 두리안같은 과일은 여기서도 매우 비싸다 하지만 다른 과일은 싼편이다. 그리고 남편 K선교사가 군밤을 좋아해서 자주 군밤을 사다 먹었다. 군밤 한봉지에도 10위안(2천원)이면 사 먹을 수 있다.
또 옥수수를 좋아하는 편인 나는 자주 옥수수를 사서 쪄서 먹었다. 우리가 사는 아파트입구 앞에는 저녁이면 상인들이 과일 야채 옥수수등을 가지고 와서 팔았다. 옥수수 파는 할아버지에게 옥수수 두개를 달라고 하니 커다란 옥수수 두개를 주면서 5위안(1000원) 이라고 한다.
또 상가에서는 밤 9시가 되도록 음악소리와 춤추는사람들 그것을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댄다. 그리고 그날 물건은 그날 다 파는것을 원칙으로 하는 브랜드 야채가게에서 세일을 외치는 소리로 한밤의 상가는 흥청거린다.
음악과 광장무로 활기가 넘치는 상가 거리를 지나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나는 조용히 기도를 드린다. 저 상가에서 북적대는 사람들이 모두 복음을 듣게 되기를, 영원한 삶이 있는 구원의 소식을 알게 되기를 간구한다. 거리가 멀어질수록 춤마당의 리드미컬한 음악소리가 멀리서 바람결에 들려온다.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전 3:4)
<저작권자 ⓒ 크리스천매거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송혜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