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예쁜 성탄트리

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나은혜 목사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올해는 교회에 성탄트리를 장식하기로 했다. 11월 중순이 되자 우리교회 안에서도 성탄트리 이야기가 슬슬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교회는 지난해는 성탄트리 장식을 안했었다.

그런데 올해는 성탄트리 장식을 해야할것 같았다. 우리 교회에 나오는 4학년 초등학생 시온이가 있기 때문이다. 시온이를 위해서라도 올해는 성탄분위기를 내는 성탄트리를 꼭 장식할 필요가 있을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먼저 근처에 있는 이마트트레이더스에 가보기로했다. 교회에 장식할만한 크기의 성탄트리는 20만원이 훌쩍 넘었다.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음에 알아본 곳은 당근마켓이었다.

당근 마켓에도 여러개의 중고 성탄트리가 나와 있었다. 그중에 당근마켓에 일산에서 올라와 있는 성탄트리가 마음에 들었다. 크기도 적당한 높이인 180센티에 가격은 65,000원이었다.

새 성탄트리 보다는 그래도 좀 저렴했다. 나는 당근마켓에 올라와 있는 성탄트리를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트리나무를 사겠다고 알림을 보냈다. 대부분 당근마켓에 나온 물건은 살 사람이 직접 가지러 가야 한다.

그런데 나에겐 성탄트리를 실어서 가지고 올 차량이 없었다. 우리 차는 이사하면서 대구로 가지고 내려갔기 때문이다. 이곳 저곳 지인들을 수소문하여 부탁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참 쉽지가 않았다.

이러 저러한 궁리를 해보다가 고양시에서 목회하고 있는 같은 노회의 L목사님에게 부탁을 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L목사님은 마침 그 이튿날 성도들을 인솔하여 해외 단기선교를 가기로 되어 있어 도와 줄 수가 없었다.

나는 다시 몇군데 연락을 취해 보았지만 마땅히 나를 도와 성탄트리를 옮겨다 줄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튿날 단기선교 나가기로 한 교회의 L 목사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나목사님, 당근마켓에서 사기로 한 성탄트리 이미 값을 지불했습니까?” 라고 말이다. 나는 “아니요. 성탄트리를 사겠다고 연락은 했지만 돈은 아직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당근마켓에선 대개 물건을 받고 값을 지불한다.

그러자 그 목사님은 “목사님 그러면 한주간만 기다리세요. 저희 교회에 성탄트리 하나가 남는데요. 단기 선교여행 다녀와서 이번 주 토요일에 창고에서 성탄트리를 꺼낼텐데 그때 가져 가세요.” 한다.

나는 한주간을 기다려야 하는것이 좀 지루하게 느껴졌지만 기다려 보기로 했다. 그런데 주말을 하루 앞둔 금요일 아침이었다. 강남에 사는 S전도사님이 전화를 걸어왔다. 오늘 날을 잡아서 일산가서 성탄트리를 가져다가 우리교회로 가져다 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탄수를 주기로 한 교회에서는 토요일날 성탄트리를 꺼내기로 했기에 날자가 안 맞았다. 마음씨 착한 S전도사님은 토요일은 시간이 안되니 금요일 하루를 우리 교회를 위해서 봉사해 주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성탄트리를 주기로 한 교회가 성탄수를 꺼내는 날은 이튿날인 토요일이니 난감했다. 이럴땐 어떡해야 하는가? 나는 일단 성탄트리를 주기로한 교회의 L목사님에게 전화를 걸어 상의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저… L목사님 성탄트리를 옮겨다줄 사람이 생겼는데 그분은 강남 사는 전도사님으로 금요일만 성탄트리를 옮겨다 줄 시간을 낼 수 있다는데 어떻게 하지요? “ 하고 걱정을 하는 나에게 L목사님이 아주 시원스레 대답한다.

“목사님 아무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교회에서 성탄트리를 꺼낸후 목사님 교회까지 가져다 드릴겁니다. “아… 감사합니다 하나님이 하시면 이렇게 간단한걸” 전화를 받고 나는 중얼거렸다. 그동안 고민하던 일들이 일시에 해결이 된 것이다.

토요일 오후 성탄트리가 우리교회로 배달이 되었다. 그리고 이튿날 예배를 마치고 성탄트리 장식을 하였다. 초등학교 4학년 시온이가 점심을 먹기가 무섭게 신나게 성탄트리를 꾸민다.

성탄트리를 보내온 교회에서 성탄트리용 방울이며 리본 그리고 성탄트리 장식용 전구까지 다 갖추어 보내와서 그대로 성탄트리 장식을 셋팅하면 되었다. 그러고보니 올해 성탄트리는 모든것이 무료로 순전히 은혜로 장식되어진 셈이다.

문득 지금보다 더 작은 공간의 예배당에서
교회와 선교회를 개척 했을때가 생각이 났다. 새벽마다 빨간코트를 입고 우리교회에 새벽기도를 나와서 내가 일명‘빨간코트권사님’이라고 부르던 분이 있었다.

그때 장식한 크리스마스트리는 지금 우리 지은나교회에 세워진 성탄트리보다 더 작은 성탄트리였는데 그 빨간코트를 입은 권사님은 그 트리를 새벽마다 와서 보고는 ‘지은나교회 성탄트리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성탄트리’라고 했었다. 권사님의 칭찬을 듣고 새벽마다 더욱 반짝반짝 빛나던 그 성탄트리가 생각이 났다.

올해 지은나교회 예배당에 세워진 성탄트리도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가장예쁜 성탄트리‘이다. 설교단 뒤에 붙인 성탄절 현수막에 쓰인 글인 ‘이세상 최고의 선물 예수그리스도‘와 은은하고도 아름답게 콤비를 이루며 오늘도 새벽부터 반짝 반짝 빛나고 있다.


여호와여 들으시고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여호와여 나를 돕는 자가 되소서 하였나이다(시 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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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