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의 환대(欢迎光临)

지구촌 선교문학 선교회 대표 나은혜 목사


인생에는 생각지 않은 많은 변수가 있다. 1997년 C국으로 온가족이 들어갔을때 우리는 장기간 있을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생각과 의지와는 상관없이 10년여의 시간이 지난후 나는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하지만 나와 남편은 다시 C국으로 돌아간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수년간 코로나로 인해 비자가 안 나오다가 드디어 자유롭게 C국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현지의 지인과 이웃들에게 소식을 알렸다. 모두 반가워 하였다. 특히 우리집과 13년을 이웃집으로 살았던 이웃은 늘 우리를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반가워해 주었다.

우리가 4년여동안 사역지에 들어가지 못했으므로 발생했을 여러가지일들이 있을 것이었다. 우선 집에 전기와 수도와 가스가 끊어졌을 것이다. 전기와 수도가 없다면 집을 사용할 수가 없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그래서 C국의 지인에게 연락을 보냈다. 내대신 밀린 전기요금과 수도요금을 내 주어서 전기와 수도가 들어오게 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는 흔쾌히 귀찮았을 그 일을 대신 해 주었다. 또 우리 이웃 이었던 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집을 오랫동안 비워 두었기 때문에 금방 들어가서 사용하면 독이 있어 몸에 해롭다는 것이다. 그러니 자기네 집에서 2~3일 머무르면서 청소해 놓고 천천히 들어 가라는 것이다. 고맙지만 나는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이웃집은 우리가 공항에서 곧 자기집으로 오기를 기다리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또 다른 지인이 연락을 해왔다. 누가 마중을 나오지 않으면 자기가 자동차가 있으니 마중을 나와서 집까지 태워다 주겠다는 것이다.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결국 에전에 살던 이웃집에서 이틀을 지내고 사람을 불러 집에 켜켜이 쌓인 오랜 먼지를 닦고 유리창을 닦고 청소를 하고서야 우리가 살던 집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다. 이웃은 인터넷으로 불이 나간 전등을 주문해 주고 또 여러가지 필요한 물품들을 주문해 주었다.

이젠 20년 가까이 되어 오래되고 낡아서 커텐이 죽~죽~ 찢어졌다. 이웃은 커텐도 가로세로를 재어서 인터넷으로 주문해 주었다. 품질은 어떻든 가격이 매우 저렴했다. 이곳도 택배문화가 얼마나 발달해 있는지 주문하면 이튿날이나 삼일째되는 날이면 배달이 되어 편리했다.

전에 이웃으로 살던집 아이가 세살때 우리가 만났는데(아이는 늘 우리집에 맨발로 달려들어오곤했다. 아이를 위해 우리는 우리집 아파트 현관문을 늘 열어두다 싶이 했다. ) 그아이가 자라서 대학을 졸업하고 해외로 유학을 가게 되었다.

유학을 떠나는 아이를 위해 일가친척 십여명이 송별회를 하는 장소에 우리 부부를 초대하여 참석했다. 커다란 둥근 원형의 식탁에 십여명이 둘러 앉아 식사를 하였다. 우리는 다시 익숙한 사역지의 문화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우리 바로 이웃집에서는 위에빙(중추절에먹는 우리나라 송편에 해당하는 음식)한 상자와 대추, 건포도, 과일등을 선물로 가져왔다. 나는 되도록 가볍게 들어가느라 가벼운 구운김을 선물했을 뿐인데 말이다.

또 전에 초등학교 교사였던 한 이웃은 나를 보려고 한시간반 거리에서 운전을 해서 밤에 찾아왔다. 낮엔 일이 있어서 밤에 왔다는 것이다. 그녀는 자기 차로 드라이브를 가자고 해서 근교의 공원으로 산책을 하러 갔다. 나를 보려고 자동차로 한시간 반이나 걸리는 곳을 일부러 와 주다니 감동이 되었다.

그리고 현지교회 한목사님 부부가 식사초대를 했다. 전에 함께 잘가던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좋은 쌀이라며 쌀 두포와 벌꿀 두병, 금방 물에타서 식사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옥수수가루를 준비해서 선물로 가지고 왔다.

집근처 수퍼의 점원까지도 수년전에 본 나를 기억하고는 반가워했다. 예전보다 예뻐졌다면서 반겨 주었다. 이러한 이웃들의 환대를 받으면서 나는 마치 내가 해외에 나가서 살다가 나를 반겨주는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코로나도 있었고 수 년동안 별 교류를 하며 지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지의 이웃과 친구들은 나의 C국으로의 귀환을 반기고 환대해 주었다. 덕분에 순적하게 C국에서 해야만했던 일정들을 잘 마칠 수가 있었다.

이처럼 이곳 C국은 이미 나의 제2의 고향이 되어 있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잘 부르는 찬양 가운데 “돌아갈 내고향 하늘나라” 라는 찬양이 있다. 누구나 돌아갈 고향이 있는 사람은 참 행복한 사람이다.

더욱이 돌아간 그곳에 살고 있는 이들이 자신을 환영하고 환대하는 이들로 넘쳐 난다면 더욱 고향은 돌아가고 싶은 곳이 될 것이다. 진실로 이번 C국 방문은 내마음 가득했던 사역지에의 그리움을  한가득 채워 주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그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주할 처소로 영접하리라(눅 16:9)

글/ 사진: 나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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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라 기자 다른기사보기